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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존재에 가까운 역사인
나이를 먹지 않고 100년에서 200년, 길게는 300년까지 생존했던 불멸의 인물.
아니, 차안(此岸)에서 오랫동안 발을 딛어왔던 그들은 인류의 역사를 100년 넘게 몸소 느끼게 된다.
하지만 신의 손에서 태어나,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영생이랑 다를 것 없는 존재가 되었으니.
그들의 존재는 역사서에 기재되질 못했다.
그들이 언제 살아있었고, 무슨 일들을 했으며, 언제 죽었는지 이 세상에는 한 조각의 이야기도 없다.
사람을 만나면 얼마가지않아 머릿속엔 그들의 존재가 잊히고
아무리 물적인 흔적을 남겨보지만, 그것들은 언제부턴가 한 글자도 빠짐없이 지워지고 있었다.
그 불사신의 존재들은 사람과 직접 인연을 맺을 수도 없었다.
사랑할 수도, 우정을 쌓을 수도 없었으며 자신이 살아있는 100년 넘도록 역사를 체험해야만 했다.
이 정도가 그들이 이승에 긴 세월 머문 이유이다.
그들은 100여 년 생을 보내면서 끊임없는 고통과 선대들의 노고, 후대에 바쳐질 이 세계에 대한 많은 고민에 휩싸이곤 했다.
자신은 늘 생각한다. 「난 왜 남들과는 다르게 몇 배는 긴 세월을 더 살아야만 하는가.」
그러나 그들이 생을 마감할 즈음엔 항상 같은 생각을 한다. 「아, 이 정도면 즐거운 생이었다.」 라고.
"나는 비록 죽은 목숨이지만, 네가 아무 탈 없이 지내고 있다면 그것은 선대들의 수고이고, 흔적을 남긴 것은 곧 후대들의 지혜이다."
사회가 변화하는 과정, 사람의 한계 그리고 기적.
모든 것을 경험하고도 손대지 못 했던 건 인류의 역사. 100여년의 발자취를 탐색하고 세계에 공헌 해도 미래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그들은 하나같이 답답해했다.
아무 쓸모 없는 영생이지만, 궁극적인 의미는 가슴아픈 과거를 누군가 알아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선대들의 작은 바람이 아닐까.
현재 21세기를 살아가면서, 고통을 참아가며 나라 위해 몸을 바친 모든 선대를 되새기며
지금부터 극히 일부인 그들의 이야기를 어떤 역사가가 조금씩 메모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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